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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로건 포스터

     

    ‘로건(Logan)’은 2017년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연출하고, 휴 잭맨이 마지막으로 울버린 역을 맡은 마블 세계관 속 독립 영화로, 기존의 슈퍼히어로 장르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은 수작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 영화 이상의 가치와 감정을 담고 있으며, 인간성과 가족애, 상실과 구원의 메시지를 진중하게 풀어낸다. 로건은 마블 영화 중에서도 철학적 깊이와 예술성을 동시에 갖춘 희귀한 작품으로, 팬들뿐 아니라 영화 평론가들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본문에서는 로건의 주요 등장인물 분석, 줄거리와 서사 구조, 영화적 상징, 그리고 국내외 반응까지 다각도로 심층 분석한다.

    로건 줄거리

    로건의 기본적인 줄거리는 매우 간단하다. 병든 찰스 자비에와 함께 은둔하던 로건은 돌연변이 소녀 로라를 보호하게 되고, 그녀를 안전한 곳인 '에덴'으로 데려다 주는 도주 여정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 단순한 구조 속에는 다양한 영화적 장르가 혼합되어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서부극 장르의 영향이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존 포드의 ‘수색자(The Searchers)’와 조지 스티븐스의 ‘셰인(Shane)’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로건은 그 전통적인 서사 구조를 현대 히어로 영화에 재해석해 접목시켰다.

    여정은 고독한 영웅이 마지막으로 정의를 실현하며 자신의 죄를 속죄하고,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넘기는 구조로 진행된다. 이러한 방식은 전통적인 미국 서부극에서 자주 등장하는 ‘늙은 총잡이’의 이야기와 닮아 있다. 로건은 스스로를 구원하지 못했지만, 로라와 다른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마지막 희생을 선택한다. 이 과정에서 로건은 히어로가 아닌 '인간'으로서 성장하며, 진정한 해방을 맞이한다.

    줄거리 속에는 다층적 상징도 존재한다. 로라가 들고 다니는 X-맨 만화책은 픽션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메타포로, 과거 히어로들의 신화를 소비하는 세계와 실제 고통을 겪는 인물들의 삶을 대조한다. 또한 ‘에덴’이라는 장소는 성경의 상징과도 연결되며, 파괴된 세계 속에서 아이들이 희망을 꿈꾸는 ‘유토피아’로 기능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로라가 십자가를 X자로 바꾸는 장면은 단순한 장례 의식이 아니라, 울버린이라는 상징의 계승과 존경을 담은 강렬한 장면으로 평가받는다.

    주요 등장인물

    영화의 중심에는 세 명의 주요 인물이 있다. 울버린(로건), 찰스 자비에(프로페서 X),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돌연변이 로라(X-23)이다. 휴 잭맨은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총 9편의 영화에서 울버린 역을 맡았으며, 이번 로건에서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의 내면을 그려낸다. 불사신이라 여겨졌던 울버린이 더 이상 치유되지 않고, 피폐해지고 노쇠한 인간으로 그려지면서, 영웅의 이면에 존재했던 고통과 회한이 드러난다. 그가 수년간 지녀온 상처와 트라우마, 그리고 삶의 무게는 인간적인 캐릭터로서 울버린을 다시 해석하게 만든다.

    찰스 자비에 역시 이전의 현명한 리더가 아닌, 질병으로 인지 능력을 잃고 정신이 불안정한 노인으로 나타난다. 그의 초능력은 제어 불가능한 위험이 되었으며, 자신이 과거에 벌인 일들에 대한 죄책감과 회한을 품고 있다. 그의 존재는 영화 전반에 걸쳐 비극성과 도덕적 복합성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로라. 어린 나이임에도 로라는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로라는 로건의 유전자로 만들어진 클론이며, 어린 나이에 가혹한 실험과 폭력을 겪으며 성장해왔다. 말수는 적지만 분노와 고통을 눈빛과 행동으로 표현하며, 로건과는 생물학적 연결 그 이상으로 정서적 유대를 쌓아간다. 그녀는 단순한 ‘다음 세대 울버린’이 아니라, 새로운 정의의 상징이자 인간적 감정을 체득해가는 존재로 재해석된다.

    이 세 인물이 이루는 관계는 전통적인 가족 구성과 유사하면서도, 히어로 영화에서 드물게 감정적 연결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로건은 로라를 통해 자신이 그동안 잃어버렸던 인간성과 보호자의 역할을 회복하고, 찰스 자비에는 그의 죽음을 통해 마지막으로 로건에게 아버지 역할을 수행한다. 이 관계는 전통적인 영웅 서사를 해체하고, 인간 중심의 드라마로 재조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국내외 반응

    ‘로건’은 개봉과 동시에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로튼토마토에서는 94%의 신선도, 메타크리틱에서는 77점을 기록했고, 미국의 주요 영화 매체들로부터 “히어로 영화의 경계를 넘어선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뉴욕타임즈는 “이 영화는 마블 영화이면서도 동시에 고전적인 서사극이며, 인간의 감정과 철학을 깊이 있게 다룬다”고 평했다.

    흥행 면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익은 6억 1천만 달러를 넘었으며, R등급이라는 제한에도 불구하고 마블 영화 중 상위권에 위치했다. 이는 성인 관객을 대상으로 한 히어로 영화의 가능성을 증명했으며, 후속작 ‘데드풀’, ‘조커’ 등의 흥행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또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 부문 후보에 오르며 장르 영화로서는 드물게 예술적 가치까지 인정받았다. 이 후보 지명은 슈퍼히어로 영화가 단순한 오락물이 아닌 ‘영화’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국내 반응 역시 뜨거웠다. 네이버 영화에서 9.32점, CGV 골든에그지수 96%라는 높은 평점을 기록했고, 특히 울버린 시리즈를 꾸준히 봐온 팬층에게는 감정적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마블 영화지만 눈물이 났다”, “이별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나”와 같은 리뷰가 이어졌으며, 수많은 영화 유튜버와 평론가들 역시 ‘로건’을 2017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선정했다.

    ‘로건’은 기존의 영웅서사를 완전히 해체하고, 영웅의 존재 이유를 인간성이라는 관점에서 재해석한 대표작이다. 이것은 단순히 한 캐릭터의 마지막이 아니라, 슈퍼히어로 장르 자체가 진화할 수 있다는 증거이며, 수많은 후속 작품들에게 영감을 준 전환점이기도 하다.

    지금도 로건은 많은 영화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작품성과 의미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울버린의 마지막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으며, 새로운 세대의 이야기로 이어질 씨앗을 남긴 셈이다. 히어로 영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로건은, 오랜 시간 동안 우리 곁에 남을 클래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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